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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상반기 제1강] 서설: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권리
 최형묵    | 분류 :   | 2017·05·10 22:41 | HIT : 382 |
https://www.facebook.com/saintsoohwan/videos/1425149514211718/
살림 인문교양강좌 2017년도 상반기 강의
주제: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권리 - 국민주권 시대에 다시 읽는 성서
강사: 최형묵(천안살림교회 담임목사)


제1강(5/10) 서설: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권리


1. 촛불혁명은 명실상부한 국민주권 시대를 열었다. 국민주권의 실현은 평범한 사람들이 나라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것을 뜻하며, 또한 일상적 삶 가운데서 그 평범한 사람들이 기본권을 보장받는 것을 뜻한다. 이번 강좌는 그 시대적 대의를 성서에 비추어 되새기며, 보다 나은 한국사회의 미래를 전망하고자 한다.
1-1. 이상의 취지는 매우 간결한 듯이 보이지만, 사실은 검토해야 할 많은 과제를 포함하고 있다. 1) 주권과 기본권/인권의 문제, 2) 기독교의 입장에서 이에 대해 검토할 때 제기되는 그것과 성서 및 기독교 전통과의 관계 문제(신학적 근거 또는 신학적 보완), 3) 그리고 그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하는 한국사회에 대한 진단의 문제를 포함한다.
1-2. 본 강의는 주권과 인권의 문제가 기본적으로 근대 역사에 그 기원을 갖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여, 먼저 근대 역사의 맥락에서 그것이 갖는 의의를 밝히고, 그것과 성서 및 기독교 전통과의 관계를 밝힌 후 그에 대한 이해를 근거로 하여 한국사회를 진단하는 수순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2. 권리(權利, Right)는 ‘사람들이 적절하게 주장할 수 있는 것, 마땅함’을 뜻한다. 다시 말해 권리를 보유하는 것은‘어떤 것에 대한 정당한 자격 또는 청구(請求)’를 보유하는 것을 말한다(로버트 잭슨, <주권이란 무엇인가? - 근대국가의 기원과 진화>, 187-188쪽 참조).
2-1. 주권(主權, Sovereign)이란 ‘특정지역을 지배하는 최고권력’(국가의 의사를 결정하는 최고권력)이다. 대외적으로 다른 주권국으로부터 독립적이면서 특정 지역내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power)을 갖고 있는 최고의 권위(Authority)를 말한다(로버트 잭슨, 4-5쪽 참조).    
2-2. 인권(人權)은 인간이 인간이라는 종에 속한다는 이유만으로 가지는 권리를 뜻한다. 이는 인간이라면 출신이나 지위 또는 배경에 상관없이 갖는 동등한 권리를 말한다(미셸린 이샤이, <세계인권사상사>, 36쪽 참조). 인권은 그 의미상 특정한 정치공동체/국가에 귀속된 구성원으로서 국민 또는 시민의 권리(국민의 기본권 또는 시민권)와는 구별된다. 인권은 보편적인 인간의 권리를 말하는 것이다.    
2-3. 그 의미상 특정한 정치공동체의 권리로서 주권에 앞서 보편적인 인간의 권리로서 인권이 우선한다는 것은 마땅해 보인다. 그러나 역사적 기원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주권의 등장이 인권의 등장에 앞선다.
2-3-1. 주권은 먼저 중세 유럽의 단일한 기독교 신정체제(Christendom)로부터 국가의 독립이 이뤄지면서 등장한다. 그 결정적 계기는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이었다. 특히 종교개혁이후 오랜 전쟁을 겪은 후 유럽사회는 베스트팔렌조약을 체결함으로써(1648년) 전쟁상태를 종결하고 평화체제를 확립하였는데, 이 조약에서 종교의 자유를 각 국가에 맡긴 것이 이른바 주권국가의 원리가 되었다(베스트팔렌체제의 탄생과 지속).
2-3-2. 이후 영국과 미국, 프랑스에서의 근대 정치혁명을 통해 주권의 문제는 인권의 문제로 전화된다. 예컨대 미국의 독립혁명(1776년)은 애초 주권의 문제로 촉발되었으나 이로부터 만인의 동등한 권리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었고, 그 정신은 <버지니아종교자유법>(1786년), <미국권리장전>(1791년) 등에 명문화되었다. 또한 유럽의 계몽사상, 미국의 독립혁명 등의 직접적 영향에서 시작된 프랑스대혁명(1789년)과 이 때 등장한 <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은 인권의 가치 확립에 이정표가 되었다.
2-3-3. 주권 국가의 등장에 이어 인권의 가치가 확립되면서, 주권 국가의 임무는 인간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사회계약의 성립). 현재까지 주권 국가는 인권의 보장에 가장 효율적인 체제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국가 자체가 인권을 보장할 수 있지만 동시에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근본적 문제, 그리고 주권 국가 내 인권 보장을 전제로 하더라도 특정 국가 내에서 보장되는 인권은 사실상 국민의 권리로 한정되는 문제(‘비국민’ 또는 ‘비시민’ 배제)로 오늘날 주권과 인권의 문제는 매우 복잡한 성격을 지니게 되었다. 이로 인해 인권을 위한 국제적 체제 형성(국제연합, 국제형사재판소)이 중요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2-4. 유럽의 단일한 중세 질서의 균열과 함께 등장한 주권체(Sovereignity)/주권국가는 역사적 국면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진화 발전하였다. 예컨대 왕족 주권체, 제국 주권체, 대중 주권체 등을 들 수 있다. 오늘날 주권재민의 이념을 구현한 대중 주권체가 가장 일반화된 주권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대중 주권체라 하더라도 그 구체적 양상은 상당히 다양하다. 의회 주권체, 민주주의적 주권체(대의 민주주의 또는 직접 민주주의), 전체주의적 주권체 등 다양한 양태를 갖고 있다(로버트 잭슨, 참조).    
2-5. 인권은 철학적 이념에서 정치적 이념으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법적 요구로 제시되는 단계로 구체화된다. 그러나 인권 형성의 역사적 발전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그 요체를 훨씬 잘 파악할 수 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인권의 발전 과정은 대략 삼 세대로 집약할 수 있다.
2-5-1. 제1세대 인권(자유권)에 해당하는 시민적ㆍ정치적 권리로서 인권은 서구 계몽주의의 유산으로서, 봉건적 체제에 대항하는 시민의 정치적 자유를 기본 내용으로 한다. 개인의 생명권, 종교와 의사표현의 자유, 그리고 재산권 등이 그 구체적 내용에 해당한다.
2-5-2. 제2세대 인권(사회권)에 해당하는 경제적ㆍ사회적 권리로서의 인권의 확장은 19세기 산업혁명과 노동운동의 성장으로 이뤄졌다. 계몽주의 이래 자유주의적 인권의 범주에서 배제되었던 무산계급, 곧 노동계급은 자신들의 정치적 발언권이 없이는 자본가계급과 노동계급 사이의 격차를 해소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정치적 권리를 주장하며 운동을 펼쳤다. 이로부터 자유를 실질적으로 누릴 수 있는 사회적ㆍ물질적 조건의 보장을 요구하는 경제적ㆍ사회적 권리 의식이 형성되었다. 그것은 모든 사람들이 존엄한 사회적 삶을 평균적으로 영위하기 위한 생존과 생활 수단을 확보하는 데 그 핵심이 있다. 경제적 평등, 제반 노동의 권리, 교육의 권리, 어린이 및 청소년 복지, 기타 사회복지 권리 등이 그 구체적 내용에 해당한다.
2-5-3. 제3세대 인권(연대권)은 문화적 및 연대의 권리로서, 그것은 애초 소수 민족의 자결권에 대한 요구에서 비롯되어 오늘날 보다 광범위한 소수집단들, 예컨대 소수 인종, 원주민의 권리에 대한 요구들을 함축하게 되었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소수집단의 권리를 옹호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정당성에 의문의 여지가 없지만, 한편으로 오늘의 인권의식의 확장과정에서 그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문화적 상대주의 논의를 불러일으키는 쟁점을 안고 있다.    


3-1. 근대 유럽 역사에서 주권과 인권의 문제가 대두되었을 때 그것은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반항이요, 따라서 반기독교적인 현상으로 간주되기까지 하였다. 그 까닭에 이 문제는 신학적 주제가 아닌 것처럼 인식되었다. 적어도 제1차, 제2차 세계대전에서의 참담한 인권침해의 심각성을 인지하기 이전까지는 그러한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국제연합을 통해 세계적 인권체제의 형성이 이뤄지면서부터 기독교 신학에서도 이 문제들은 중요한 신학적 주제로 등장하게 되었다. 인권침해의 보편성으로부터 인권보장의 보편성을 새삼 자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3-2. 애초 주권과 인권의 문제가 신앙의 자유 문제와 깊은 관련 속에서 등장했다는 점을 새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근대 유럽의 역사에서 등장한 주권과 인권은 신학적 제외의 대상이 아니라 신학적 재해석의 대상이다.    
3-3. 또 다른 한편 근대 유럽 세계에서 주권과 인권을 옹호한 계몽주의 정신이 전적으로 세속적 기원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기독교적 가치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그 가치들이 세속화된 형태를 취한 측면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목적론적 역사관, 자연권과 천부인권, 삼권분립, ‘오이코노미아’, 주권재민과 ‘일반의지’ 등등.
3-4. 따라서 역사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가치들과 신앙에 따른 가치를 별개로 보는 관점을 지양하고 함께 아울러 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신앙의 언어는 보편적 공감대를 가질 수 있을 때 비로소 실질적 의미를 지니게 된다.    


4. 근대적 의미의 주권과 인권 개념으로 곧바로 환원할 수 없지만, 성서는 이와 관련하여 중요한 모티브를 제공하는 통찰의 근거들을 충분히 갖고 있다.    
4-1. 고대 근동에서 신의 주권은 지상의 왕권을 정당화는 근거가 되었으나 성서에서 하나님의 주권은 왕권을 제한하고 백성의 권리를 보장하는 근거가 되었다. 왕이 되기를 거부한 기드온의 이야기(사사기 8:22~23)나 왕권을 거부한 사무엘의 이야기(사무엘상 8장)는 그 전형적 범례이다(* 이에 대해서는 제2강의 주제로 다룰 예정).
4-2. 성서 안에서 하나님의 주권이 인간의 권리를 보장하고 인간사회 안에서 정의를 구현하는 근거가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전거 또한 매우 풍부하다. 예컨대 창조 이야기에서의 하나님의 형상(창세기 1:27), 자기 백성과의 계약과 해방(출애굽기), 성육신(요한복음), 사도 바울의 인의론(로마서) 등은 그 전형적 범례이다(* 이에 대해서는 제3강부터 제8강까지 세분화된 주제로 다룰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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